살목지의 전설 같은 괴담은 바야흐로 2022년, 심야괴담회에서 제보되며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 이전부터도 종종 귀신골이니 뭐니 회자가 된 모양이다.
살목지는 충남의 저수지다. 평소의 평범한 사진을 찾아보려고 노력해봤지만 아득한 산에 둘러싸여 있고 물이 깊은데 암만 봐도 맑은 색이 아닌, 탁한 색인 것 같다. 낚시 사이트에 있는 후기를 살펴보니 산책길에 소원탑도 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낚시꾼 외에는 발길을 들이지 않을, 우거진 산 속 호수다.

마치 두바이 초콜릿에서 두바이 쫀득 쿠키까지 유행이 번진 것처럼... 잊을만하면 심야괴담회 살목지 1에서 2로, 2에서 영화로 진화하고 있는 살목지.
공포 컨텐츠를 즐기는 나로서는 희소식이다.

먼저, 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빠른 일문일답을 하겠다.
1. 얼마나 무섭나?
개인적으로는 진짜 무서웠던 장면이 한, 서너 개 정도고... 거의 안 무서웠다. 심지어는 웃긴 장면도 있다. 이런 장면을 왜 넣은 거야? 웃기려는 거야 뭐야... 싶을 정도로.
2. 갑툭튀 많은가?
많다고 생각. 귀신짤 절대 못 보는 사람이다? 비추.
3. 완성도는 좋은가?
개연성, 연출, 결말... 그냥 보고 나와서 감독 어릴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검색해보니 95년생 이상민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유재선 감독이 공포영화 <잠>으로 2023년 첫 장편영화를 개봉시켰던 기억이 언뜻 스치는데... <잠> 나름 재미있어요. 나중에 한번 보시길.
4. 그럼 영화 비추?
추천한다. 많은 기대는 버리고 가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공포영화 특임). 잘생긴 배우도 나오고, 김혜윤 캐릭터 나쁘지 않았다. (근데 복선이 잘 회수가 안 된 느낌...) 장원영 언니로 널리 알려진 장다아 배우의 연기도 감상해보시길. 연기는 그래도 다들 안정적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연출이 좀... 그래도 군데군데 필자가 좋아하는 구도가 있었어서 나름 즐겁게 봤다.
총점
2.0/5.0
참고로 왕과 사는 남자는 4점 줬다.
그나저나... 농업 용수 공급 저수지가 왜 공포영화의 촬영지가 되고 만 걸까.
물귀신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귀신으로 유명하다. 말하자면... 같이 죽자는 거지. 그런데 이 저수지에서 익사를 많이 했을까? 얼음 낚시를 하다 그런 일이 생길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마저도 사람 발길이 애초에 많을 것 같지가 않아 흔치 않을 듯.
독사나 말벌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다. 험한 산골짜기 저수지라 그런 것 같다.
심지어 저수지라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인데... 괴담의 원천이 될 이유가 뭐가 있나? 뭐 조선시대부터 뭐가 내려온 그런 것도 아니고 80년대에 만들어졌는데 말이다.
저수지에서 종종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지만, 글쎄다... 삶이 너무나 무겁고 어렵고 지쳤던 이들에게 마지막 도피이자 해방이었던 선택이었을 터.
살목지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예쁜 곳 같다. 이번 영화로 인해 인파가 몰려 양기가 충전될 수도 있지 않을까? 방문자들이 쓰레기만 버리지 않고 가면 좋겠다. 쓰레기 먹고 죽은 동물들이 원한 품고 귀신 되는 게 더 말이 되는 세상에...
쿠키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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